X국 ㅅㅂ소식
선교편지 00호
싸늘한 날씨가 벌써 가을임을 실감합니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여기는 지대가 높아서 그런지 아주 덥지는 않았습니다. 선풍기로도 무난하게 보냈던 여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모두 고향으로 떠나버린 이곳의 여름은 비교적 조용하기만 했는데,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는 모습입니다.
3~4개월 전부터 두통과 목과 통증으로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없어 힘들어 하던 아내가 결국 지난 달에 한국으로 돌아가서 정밀 검사를 받았습니다. 원인은 목디스크에서 디스크가 돌출되어 굳어져 신경을 누르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아내는 한국에 들어가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빠른 치유가 있기를 기도해 주세요~
지난주에 아이들 학교 가는 길에 택시를 타게 되었는데 기사가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그 젊은 청년은 ㅎㄴㅅ에 온 청년이었는데 부모님이 믿는 분들이라고 합니다. 본인은 고향에서는 교회를 다녔지만 지금은 일에 바빠서 교회 다니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 청년에게 복음을 전하였는데 목적지에 도착하여서도 한참을 청년은 관심가지고 진지하게 들어주었습니다. 부모님의 신앙권면은 그 누구보다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부모님이기에 그 신앙 권면을 꼭 받아들이기를 부탁하며 인사하고 헤어졌습니다. 마치 X국의 복음의 현실을 이 한 사람 청년에게 압축해 놓은 듯은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X국의 교회가 잠깐 불타오르다가 지금은 황금만능주의에 시달리고 X국 정부의 억압에 시달리다가 조금씩 시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서 이곳의 상황을 들으셨으리라 짐작됩니다. 이미 석 달 전에 X국의 4개의 ㅅ에서 한국 ㅅㄱㅅ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으로 10년 이상 되신 분들을 중심으로 한 분 한 분 추방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희가 있는 ㄱㅅㅅ도 제가 직접 알고 지내는 분만 세 가정이 한 달 사이에 추방당했습니다. 지난 주일에는 보안문제와 관련한 내부 교육을 통해서 더욱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나로 인해 주위 분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컴퓨터상의 중요파일이나 집안의 서류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정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갈수록 불확실성이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기도하며 지금의 상황들이 지나가고 복음 전할 수 있는 상황들이 열리길 바라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갈수록 복음을 전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누군가가 이곳에서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추방되어 나갔다면 누군가는 들어와서 복음을 전해야 될 곳인 줄 믿습니다.
지난번 편지에도 말씀드렸지만,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ㅅㄱㅅ나 ㅈㄷㅈ들을 신고하면 포상을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결국 어느 정도 관계가 열리기 전에 복음을 전하지 못하고 먼저는 관계형성에 시간과 마음을 쏟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 답답하기도 하고 새로운 전도의 방법이 없을까 하고 몇 개월 전부터 고민하며 기도해 왔던 기도제목 중 하나였습니다(행 13:14)그들은 버가에서 더 나아가 비시디아 안디옥에 이르러 안식에 회당에 들어가 앉으니라
바울이 이방 땅에서 복음을 전할 때 가장 먼저 찾았던 곳은 유대교 회당이었습니다. 바울일행이 구브로를 떠나 버가를 지나 비시디아 안디옥으로 갔는데, 그 곳 회당에 들어가 설교하였습니다. 이 때 많은 유대인들과 이방인 개종자들을 얻게 되었는데(행13:43), 바울은 이방선교를 소흘히 한 것이 아니라 복음이 널리 전해지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회당에 출입하던 유대인들과 일부 이방인들은 이미 복음을 들을 만한 성경과 역사적 배경에 대한 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바울이 전하는 예수그리스도에 대해서 반응을 할 수 있는 귀를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희가 있는 이 곳 사람들의 대부분은 믿고 안 믿고를 떠나 성경과 기독교에 대해 전혀 모릅니다. 그러기에 이들이 예수그리스도에 대해서 반응할 수 있는 귀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한 사역이라 여겨집니다. 그런 점에서 X국의 영어 교육열이 한국 못 지 않게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영어를 통한 복음전도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구상단계에 있지만, 영어 자동반복학습(Shadowing) 프로그램을 통하여 영어공부를 할 수 있도록 무료 배포하고 복음적인 내용의 영상 콘텐츠를 학습교제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X국의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반복 학습하는 동안 계속하여 성경의 내용이나 기독교 관련 영상을 보게 만들면 그 영상의 내용을 시청각으로 각인 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직접적인 복음 전도는 아니지만 훗날 누군가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을 듣고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울러 일부 ㄱㅈ교회 성도들이나 이웃 주민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성경만화인 슈퍼북 영문버전 등을 제공하여 슈퍼북을 통해 영어공부를 하면서 성경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X국 정부의 탄압으로 가정교회들이 제대로 된 주일학교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X국 교회의 미래를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나마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아이들에게 주일학교를 대신할 순 없지만 도움이 되는 교육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영어학습 프로그램이기에 학부모들이 거부감이 없다는 장점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구상이 완료되는 대로 개발이 완성되는 대로 프로그램 및 영상이 포함된 DVD를 배포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일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곳의 상황에 흔들리지도 주눅 들지도 않고 담대하게 하나님의 뜻을 찾아가고 그 뜻 가운데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저의 가족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기도제목
1. 김누림 선교사 치료가 잘 되고 건강한 가운데 돌아올 수 있도록
2. 구상하고 컴퓨터 언어학습 프로그램이 사람을 만나 복음을 전하는 접촉점이 될 수 있도록
3. 지치지 않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순종할 수 있도록